진화론에서 우생학으로 2부

다윈의 외사촌이자 영국의 학자는 인위적 교배를 통해 우수한 인간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우생학을 채택한 샘이다. 그렇다 해도 영국 사회에서는 이 우생학을 법제화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우생학은 영국을 벗어나 세계로 뻗어 나간다. 특히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우생학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미국은 남북전쟁으로 급속한 재건사업이 진행되었다. 부작용이 생기고 각종 범죄가 들끓고 1870년 거품이 푹 꺼지면서 경기도 침채된다. 빈민가 부랑자가 사회에 부담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진다. 그러다가 1874년 주크라는 남성이 폭력과 살인으로 기소된다. 미국 사회학자 덕테일은 주크의 조상을 추적했고 거슬러 올라가지 애더 주크라는 여성에서 태어난 자식들 중 상당수가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범죄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덕테일은 환경적 요인도 있다고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우생학을 신봉하는 종교도 생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우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모아 이들을 교배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인위적 짝짖기를 통해 자손을 남긴다. 이 종교는 미국 전역에 큰 충격을 주고 1879년 논란 끝에 사이비 집단은 해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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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도층도 우생학을 신봉한다. 1910년 철도왕 애드워드 해리먼이 죽자 그의 아내는 우생학 기록 보관소를 설립한다. 여기에 석유왕 존 록펠러,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J.P. 모건,듀폰 등이 이 연구소를 후원한다. 재벌들이 보기에 우월한 인종은 자신들이 돈 버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 것이다. 당시 지식층도 우월한 인간이 많아지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 아니냐며 우생학을 지지한다. 미 대통령 루즈벨트도 우생학을 지지했다고 전해진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헬렌 켈러이다. 자신이 장애인이면서 우생학을 지지한 것이다. 물론 1930년 이후로 우생학 지지를 철회했지만 한 때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이다.

미국의 지식층 생각이 이렇다 보니 법제화가 일어난다. 혼인금지법이 생긴다. 사회적 기준에 미달한 사람이 혼인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열등한 사람이 태어나니 이들 결혼을 금지한 것이다. 정신이상자,유전이상자,습관성 술중독자는 혼인을 못한다. 우생학 증명서까지 만들어 결혼할 사람끼리 주고 받았다고 한다. 1924년에는 이민제한법도 통과된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이민을 제한하는 것이다. 우월한 사람만 선별해서 받겠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우월한 가족 선발대회도 개최한다. 우승자는 메달까지 주면서 인기있는 대회로 자리매김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우생학을 신봉하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종법이다. 우월한 사람이 아닌 사람을 강제로 불임 수술시키는 법이다. 캐리 벅 사건이 일어난다. 엄마가 지적장애인인데 이혼 후 홀로 매춘을 하며 딸을 키운다. 이 상태에서 엄마는 지적 장애인 수용시설로 가고 딸은 양부모에 입양된다. 이 양부모의 조카가 캐리 벅을 강간하여 임신시킨다. 양부모는 캐리 벅으로부터 딸을 뺏고 그녀를 정신이상자로 몰게 된다.정신이상자가 되면 강제 불임 시술을 받아야 한다. 억울한 캐리 벅은 주변의 도움으로 재판을 청하게 된다. 재판 결과 대법관은 캐리 벅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법관은 사회에 부적격한 이들이 대를 잊지 않는 것이 사회를 위해 유익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 단종법은 무려 1974년이 되서야 폐지된다. 그동안 수십만의 사람들이 강제 불임 시술을 당한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우생학은 대공황과 2차대전을 거치면서 약화된다. 전쟁과 경제 위기 같은 것은 사람의 생물학적 차이보다는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끝날 것 같던 우생학은 나치가 정권을 잡으면서 또 부활한다. 순수 아리아 혈통만이 우수한 인종이라며 유대인을 말살하고 끔찍한 인체 실험도 자행한다. 과연 우생학은 끝났을까? 최근에도 인종 청소와 말살이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언제든지 다시 되살아 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우월한 인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지역에 살고 있는 환경에 맞게 오랜 세월을 적응하면서 자연 선택적으로 살아남은 것이 지금의 인류이며 인종이다.